비아파트 규제 푼 정부…도생·오피스텔 공급 확대 승부수
한스경제·한나연 기자·2026-05-27
정부가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 규제를 대폭 완화하며 공급 확대에 나선다. 서울·수도권 전세 물량이 줄면서 임대차 시장 불안이 커지자, 상대적으로 공급 속도가 빠른 비아파트를 활용해 단기 공급을 늘리겠다는 취지다. 다만 업계에서는 실제 수요와 사업성 확보 여부에 따라 정책 효과가 갈릴 수 있다는 전망도…
| 서울=한스경제 한나연 기자 | 정부가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 규제를 대폭 완화하며 공급 확대에 나선다. 서울·수도권 전세 물량이 줄면서 임대차 시장 불안이 커지자, 상대적으로 공급 속도가 빠른 비아파트를 활용해 단기 공급을 늘리겠다는 취지다. 다만 업계에서는 실제 수요와 사업성 확보 여부에 따라 정책 효과가 갈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비아파트 신규 공급 모델 도입 및 금융 지원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도시형생활주택·오피스텔·원룸 등 비아파트 규제를 완화하고, 공실 상가·오피스·지식산업센터 등을 주거용으로 전환해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다.
정부는 향후 2년간 수도권에 비아파트 4만1000가구, 2030년까지는 총 11만가구 공급을 목표로 제시했다. 지난 22일 발표된 수도권 규제지역 매입임대주택 공급계획까지 포함하면 단기 공급 물량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번 대책은 최근 서울과 수도권 전세 시장 불안이 심화하는 상황과 맞물려 나왔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7259가구로 집계됐다. 연초(2만3060가구)와 비교하면 약 25% 감소한 수준이다.
전세 물량 감소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 아파트 전세 실거래가는 전월 대비 1.36%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있는 2014년 이후 역대 최고치로, 8개월 연속 상승세다.
이에 정부는 우선 도시형생활주택 공급 확대에 집중한다. 현재 300가구 미만으로 제한된 가구 수 기준을 2030년까지 준주거·상업·공업지역은 500가구, 역세권은 최대 700가구까지 완화한다. 층수 제한과 일조권 규제, 주차 기준도 함께 손질한다.
도시형생활주택은 2012년 연간 12만가구 수준까지 공급됐지만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와 비아파트 시장 침체 영향으로 2023년 이후 5000가구 수준으로 감소하는 등 공급이 급감한 상황이다. 정부는 규제 완화를 통해 2027년까지 2만6000가구, 2030년까지 7만7000가구 인허가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공실 상가와 오피스, 지식산업센터를 원룸·오피스텔 등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향후 2년간 1만5000가구, 2030년까지는 3만3000가구 이상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공급 과잉과 공실 문제가 이어지는 지식산업센터 시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정부는 일반공업지역 내 지식산업센터를 2027년까지 한시적으로 오피스텔로 전환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공실 상태인 기숙사의 입주 자격도 완화한다.
건설업계와 시행업계의 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금융 지원책도 포함됐다. 정부는 도시형생활주택 사업자 대출 한도를 확대하고 금리를 인하하는 한편, 비주거시설 리모델링 기금대출과 준주택 모기지 보증 등을 신설한다. HUG의 비아파트 특례 PF보증과 분양보증 상품도 새롭게 도입할 예정이다.
인허가 이후 착공이 지연된 수도권 사업장 지원도 병행한다. 현재 수도권 규제지역 내 인허가 후 1년 이상 착공하지 못한 물량은 약 10만가구 수준이다. 국토부는 협회 중심의 현장 애로 지원체계를 운영해 금융·행정 문제 해결을 지원할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대책이 단기 전월세 공급 확대에는 일정 부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아파트 대비 비아파트 선호도가 과거보다 낮아진 상황에서 실제 수요가 얼마나 뒷받침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도시형생활주택은 공급 속도가 빠르고 도심 자투리 부지를 활용할 수 있어 현실적인 단기 공급 수단이 될 수 있다”면서도 “공실 오피스나 지식산업센터를 주거시설로 전환할 경우 리모델링 비용과 실제 임차 수요 등에 대한 충분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나연 기자 nayeon@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