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대형사업만 돈다…건설경기 회복론에 커지는 ‘착시’ 논란
한스경제·한나연 기자·2026-05-14
국내 건설수주가 공공·민간 동반 증가세를 보이며 반등 조짐을 나타냈지만, 건설업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착시 회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압구정 재건축과 반도체 공장, 사회간접자본(SOC) 등 일부 대형 프로젝트가 통계를 끌어올렸을 뿐 실제 현장 체감경기와 실물지표는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서다.14일 한국건…
| 서울=한스경제 한나연 기자 | 국내 건설수주가 공공·민간 동반 증가세를 보이며 반등 조짐을 나타냈지만, 건설업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착시 회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압구정 재건축과 반도체 공장, 사회간접자본(SOC) 등 일부 대형 프로젝트가 통계를 끌어올렸을 뿐 실제 현장 체감경기와 실물지표는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14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이 발표한 ‘월간 건설시장동향’에 따르면 올해 3월 건설수주는 21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8.3% 증가했다. 최근 3년 평균보다도 5조7000억원 많은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공공수주가 SOC 예산 조기 집행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57.8% 증가했고, 민간수주 역시 같은 기간 21.4% 늘었다. 특히 민간 부문에서는 압구정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2 재건축정비사업과 수택동 재개발 사업 등 대형 정비사업 발주가 수주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FAB 공사 등 반도체 관련 프로젝트 증액도 비주택 수주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이렇듯 겉으로만 보면 건설경기가 반등하는 듯한 흐름이지만, 실제 현장 분위기는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건산연은 보고서에서 “일부 대형사업과 기저효과 영향이 크게 작용한 측면이 존재한다”며 “민간 토목과 특정 반도체 산업시설 중심의 증가가 두드러지며 전반적인 수요 회복이라기보다는 특정 부문 중심의 국지적 개선 양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건설경기 전반의 추세적 회복으로 판단하기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실물지표는 여전히 냉각된 분위기다. 건설경기 동행지표인 건설기성은 3월 12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5% 감소했다. 공공과 토목 부문은 일부 증가했지만 민간·건축 부문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회복 흐름은 제한적인 모습이다.
특히 건축기성은 전년 동월 대비 5.7% 감소했고, 주거용 건축은 7.2% 줄었다. 비주거용 건축 역시 3.2% 감소했다. 건산연은 착공 감소와 민간 투자 위축 영향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체감경기 역시 악화됐다. 4월 건설경기실사지수(CBSI)는 전월 대비 2.6포인트 하락한 65.2를 기록했다. 3개월째 60선 대에 머물러 있으며,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9.6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기준선인 100을 크게 밑돌며 건설사들의 체감경기 부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신규수주지수가 66.6으로 전월 대비 1.9포인트 하락했고, 자금조달지수는 65.7, 공사대수금지수는 73.1로 모두 악화됐다. 특히 자재수급지수가 한 달 새 19포인트 급락한 55.3을 기록하며 주요 지표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공종별로도 온도차가 뚜렷했다. 주택 신규수주지수는 9.3포인트 상승했지만 토목은 6.0포인트 하락했고 비주택건축도 2.8포인트 떨어졌다.
건설업 고용시장 역시 회복이 더딘 모습이다. 3월 건설업 취업자 수는 191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0.8% 감소했다. 민간 건축 중심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고용 회복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서울 핵심지 재건축 수주전과 대형 산업시설 발주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를 건설업 전반 회복 신호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특히 지방 비주택 사업과 일반 민간 개발사업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자재비와 금융비용 부담까지 이어지며 현장 어려움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건산연 역시 “단기적인 심리 개선 기대는 형성되고 있으나 수요 기반 회복과 비용 여건 개선이 동반되지 않는 한 건설경기 전반의 본격적인 회복으로 이어지기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연 기자 nayeon@sporbiz.co.kr